" 있는 것과 없는 것 "
얼마 전 대만의 안내 견 학교에서 은퇴한 안내견과 같이 지낼 일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안내견관련 자원봉사를 꾸준히 해왔던 저희 가족들은 이곳 대만에서도 안내견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중이거든요. 그래서 대만에 체류해왔던 지난 1여년 동안 몇 개월 안 된 어린 강아지(안내견 준비중인 강아지들이라서 덩치는 송아지만한)들부터 안내견활동에서 은퇴한 강아지들까지 저희 집에 거쳐 가곤 해 왔답니다.
그렇게 알게 된 강아지들 중 은퇴한 안내견인 맥스는, 미국에서 태어나서 안내견 훈련을 받은 후, 대만에 안내견 학교가 생기면서 대만으로 기증되어져 활동하다가, 지금은 대만에서 30여년간 사업을 하시고 계시는 한국인 가정으로 입양되어 은퇴해서 행복하게 노후를 보내고 있는 중이랍니다. 그것도 서 말이예요.
은퇴한 안내견 맥스는, 영어와 중국어, 대만어, 한국어 등의 여러나라의 언어들을 접해오면서 생활해 왔을텐데도 보호하는 주인이 영어를 사용하든, 중국어를 사용하거나 한국어를 사용하든지간에 언제나 늘 한결같이 선량한 눈망울로 명령에 100% 따르곤 한답니다. 한평생 그렇게 짜여진 생활을 해서 답답할만도 한데, 우리가족과의 일상의 소소한 것들에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항상 활기차 보입니다.
저희 가족은 그런 맥스의 일생을 생각해 보면서 많은 것을 느낍니다. 혹시 지금 누리고 있는 것들에 감사하지 못하고, 누리지 못해서 없는 것들에 후회하는 것들이 더 많지는 않은지? 사람인 나보다도 강아지인 맥스가 가지고 있는 게 많은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맥스는 늘 자신의 일에 충실하며, 즐겁게 꼬리를 흔들곤 하니까 말이예요.
그렇게 우리 가족들은 맥스를 통해서 우리가 가진 것을 세상과 함께 나누면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답니다.
“맥스야, 우린 부자가 아니라서 돈으로 뭔가를 해 줄 수는 없지만, 마음만은 부자야. 우리가 가진 사랑으로 너를 많이 사랑해 줄께. 맥스야 사랑해! 오래오래 건강하게 지내렴”
그렇게 맥스와 대화를 나누다보면 설명할 수 없는 뭔지 모를 따스함이 뿌듯하게 가슴속을 가득 채워지는 것만 같답니다.
여러분은 무얼 가지셨나요? 그게 무엇이든지간에 세상과 함께 나누면서 살아가보세요. 그러면 저와 같은 따스한 느낌을 여러분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우리 모두가 우리가 나눌 수 있는 것들을 세상과 나누다보면 세상은 오늘보다 점점 더 살맛나는 따스한 세상이 될테니까 말이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