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희귀질병관련 제대로된 통계자료도 없어" "유전자 질환 진단비 지원 절실"
“세상에 7000여 종이 넘는 희귀질환이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희귀질환은 돌연변이에 의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
한국희귀질환재단의 김현주 이사장(아주의대 의학유전학과 명예교수)는 요즘 정신 없이 바쁘다. 대학에서 맡고 있는 강의는 물론 재단 이사장으로서 희귀질환자에 대한 낮은 의식수준을 높이는 것은 물론 희귀질환자들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관련 정책들을 강화하기 위한 활동에 전념하고 있기 때문이다. 희귀질환재단(이하 재단) 창립 4주년을 맞아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를 끌어내고 환우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사회적 여건 조성에 힘쓰고 있는 김 이사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희귀질환이란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약 7000여 종이 넘는 희귀질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체트병, 다발성 경화증, 근위축성 측삭경화증(루게릭병), 골형성부전증(불완전 골형성증) 등 다양하다. 질환자체가 매우 드물기 때문에 일반 의료진에게도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데 어려움이 있다. 국가마다 약간씩 다르지만 미국은 20만명, 대만은 1만명, 프랑스는 2000~3000명 이하의 유병률을 가진 질환을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분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해당 의약품 분류를 위해 2만명 이하의 유병률 질환을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는 이런 희귀질병에 대한 역학조사나 유병율 통계에 대한 정확한 자료가 없다.”
-희귀질환은 어떻게 발병되나
“희귀질환은 전문의료진이 환자의 증상을 바탕으로 진단하고 유전자 검사로 확진 한다. 질환자의 80%는 유전질환이며, 동일 질환임에도 환자들 간 발병 양상과 치료 반응이 다양하다. 또한 환자수가 매우 적기 때문에 감별 진단법이 없거나 관련 정보와 전문가가 부족해 오진율이 높고 확진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 가능성이 높은 여러 개의 유전자 검사를 하나씩 시행하다 보면 시간 낭비와 검사 비용도 증가하게 된다. 유럽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희귀질환 환자 중 첫 증상 발현부터 확진까지 소요된 기간이 5~30년에 이르는 환자가 2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정확한 검사를 통해 조기진단과 유전상담으로 예방, 특수보육, 교육과 재활치료 등으로 장애를 최소화 하고, 고위험군 가족원들에게도 유전상담을 진행해 예방을 포함한 종합적 관리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방과 관리방법은
“최근에는 빠르게 여러 유전자들을 한꺼번에 검사할 수 있는 우수한 검사법들이 개발되었는데 마이크로어레이검사와 엑솜시퀀싱 검사법 등이 좋은 예다. 마이크로어레이검사는 염색체를 아주 정밀하게 분석하는 기법으로 주로 발달장애, 정신지체, 선천성 기형 등을 보이는 경우에 시행하면 기존 검사로 밝혀지지 못했던 유전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 엑솜시퀀싱은 전체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한꺼번에 분석해 약 10-30%의 희귀질환의 진단이 가능한 검사기법이다. 문제는 아직 한국에서는 이런 최신기술들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환자들이 병원을 전전하고 있다. 국내도 규제 완화를 통해 해외에서 입증된 최신 기술을 희귀질환 환자의 진단에 이용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환자와 가족을 위해 절실하다.”
-향후 계획은
“국내는 희귀질환으로 진단돼 등록된 환자에게만 의료비 지원이 되고 있다. 따라서 유전체 검사로 진단이 가능한 환자들의 치료와 이들의 가족에 대한 유전상담 병행을 위한 재원 마련에 집중하려고 한다. 또 환우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 및 지원사업, 문화행사를 꾸준히 확장시켜나갈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오는 21일 오후 2시 ‘희귀질환진단과 유전자 검사의 최신 동향’ 워크숍이 동부병원 지하 1층 강당에서 열리는데 많은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린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
http://www.viva100.com/main/view.php?key=20150719010003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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