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 대모’ 김현주 이사장 “따뜻한 관심과 정부의 포괄적 지원 절실”
“병명을 진단받지 못한 환자들은 주치의도 없고 의료지원을 받을 수 없는 네트워크도 없습니다. 우린 이 여행에서 오로지 혼자예요. 마치 난민 같아요” “가장 비극적인 것은 환자들의 고통뿐만 아니라 미확진 환자에 대한 데이터가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그 어디에서도 기록이 저장되고 있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한국희귀질환재단(이사장 김현주)이 21일 동부병원 강당에서 개최한 워크숍 ‘희귀질환 진단과 유전자 검사의 최신동향’에서 상영된 한 미개봉 독립영화에서 나온 멘트다. 이처럼 정확한 병명을 알지 못한 채 난민처럼 이 병원, 저 병원을 떠돌고 있는 수백만의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희귀난치병 환자들의 대모 김현주 이사장은 거듭 강조했다.
이날 김현주 이사장<사진>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희귀질환과 관련된 문제들은 특정 소수의 문제라기보다 돌연변이에 의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으며, 여러 장애를 동반하기 때문에 무조건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며 “조기 진단과 가족 내 재발과 대물림 예방, 의료 그리고 복지 등 포괄적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유전체 분석 기술의 발전으로 빠르게 여러 유전자 이상을 한꺼번에 검사할 수 있는 우수한 검사법들이 개발됐다. 마이크로어레이검사와 엑솜시퀀싱 검사법 등이 좋은 예로 여러 유전자를 동시에 분석해 진단율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진단에 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문제는 아직 한국에서는 이런 최신기술들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할 뿐 아니라 현재의 의료 체계 내에서 허가가 되지 않아 환자들이 진단을 받지 못한 채 병원을 전전하고 있으며, 가족들은 대를 물려 질환이 유전될까 막연한 불안감에 떨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진단받지 못한 의료난민’의 좌절감과 고통,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겪어야 하는 심리적?재정적 리스크를 사회적으로 보듬어 줄 수 있는 시스템이 미비한 실정이다. 김 이사장은 “그동안 국내 희귀질환 정책은 진단된 환자에 대한 의료비 지원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희귀질환자 대부분은 아직 진단되지 못했거나 오진된 경우도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현 상황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희귀성·난치성·유전성이라는 질환 특성에 근거한 관리법안 제정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메르스 사태 때도 문제가 됐지만 수가가 너무 낮아 한 환자를 오래 진단할 수 없는 것도 심각하다. 자세한 설명을 받지 못해 여러 병원을 떠돌게 되는 배경”이라며 “특히 과거력과 가족력을 모두 알아야 하는 희귀질환 의심자에 경우 30분에서 심하면 1시간은 문진을 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인데 거기서부터 고치기 시작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터뷰를 마치며 “의사 혼자 하는 것은 진단이 아니다. 의사와 환자가 함께하는 협력은 물론이고 재단과 검사기관들도 있어야 하며 같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모두가 힘을 모아 유전체 분석 기술의 발전으로 검사를 통해 확진할 수 있는 20~30%의 환자들에 대한 집중적 체크와 환자와 가족에 대한 유전상담을 병행하기 위한 재원 마련에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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