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희귀질환자관리법에 ‘유전상담 서비스’를 명시토록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희귀질환재단 김현주 이사장은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 주최로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진단받지 못한 의료난민, 희귀질환자들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유전상담서비스란 유전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와 위험도가 있는 가족에게 ▲해당 유전 질환이 무엇인지 ▲질환의 증상과 경과과정 ▲유전방법 등 의학적, 유전학적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즉, 환자가 질환과 정확한 정보에 근거해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미국에서는 1970년대부터 유전질환으로 진단될 경우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유전상담을 필요한 의료서비스로 환자와 가족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정부의 희귀질환자 의료비 지원사업에 포함돼 있지도 않을 뿐더러 보험수가도 책정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최소 30분이 소요되는 유전상담서비스를 유전상담에 대한 교육과 경험이 없는 의사들이 보상도 없는 상황에서 환자와 가족을 위해 제공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국내에서 유전상담이 의료서비스의 일환으로 정착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비의사를 포함한)전문인력 시스템 구축과 유전상담 서비스의 급여 등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전상담서비스를 통해 희귀질환자의 조기진단과 효율적인 관리, 고위험군 가족에 대한 예방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새누리당 이명수(보건복지위원회), 박인숙 의원(안전행정위원회)의 ‘희귀난치성질환 관리법안’의 통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에는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지원 등에 대한 내용은 포함돼 있지만 희귀질환 진단관리 지원정책은 포함돼 있지 않다”며 “희귀질환 특성 중 유전성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유전상담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는 내용이 법안에 반드시 명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에 나선 희귀질환자들도 유전상담서비스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외배엽이영양증을 앓고 있는 김권한 씨는 “유전상담클리닉과 같은 전문적인 기관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성장하게 되면 질병에 대한 정보를 확실히 전달받을 수 있고 심리적인 치료를 통해 마음의 안정과 자신감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난치성 희귀질환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유전상담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듀센형 근육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부모인 엄춘화 씨는 “유전상담서비스를 통해 아들을 제외하고는 유전확률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유전상담서비스의 사회, 국가적 지원을 통해 건강가정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보건당국도 희귀질환자를 위한 유전상담서비스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질병관리본부 심혈관·희귀질환과 박현영 과장은 “진단이 어려운 희귀난치성질환을 진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후대에 유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전상담서비스도 상당히 중요한 영역”이라며 “유전상담서비스를 통해 임상정보를 축적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해 희귀질환을 빠르게 진단하고 치료제를 개발하며, 더 나아가 전문가를 양성하는 등의 방향성을 두고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희귀난치성질환자 지원 정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률안 제정과 함께 관련 사업을 전담할 수 있는 전문기구 설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