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에서는 ''''희귀질환관리법''''이 통과됐지만, 희귀질환자를 제대로 진단할 수 있는 유전자상담서비스, 그리고 이러한 일을 할 수 있는 전문인력 인프라구축, 특히 희귀질환 전문기관 지정과 의료비 지원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다. 따라서 시행령 및 시행규칙에 이같은 내용이 포함될 수 있도록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사진:김선경기자) |
2017년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는 ''''희귀질환관리법''''의 후속조치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법이 너무 급하게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다보니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 빠졌기 때문이다. 대한의학유전학회 주최, 한국의귀질환재단 주관으로 24일 오후 2시 국회 헌정기념관에서는 ''''희귀질환관리법 통과 후속조치에 대한 논의를 위한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은 2016년 12월 국회 본회의를 극적으로 통과한 ''''희귀질환관리법''''의 ''''시행령 및 시행규칙''''과 ''''5개년 희귀질환관리종합계획 수립''''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를 놓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2017년 발효되는 희귀질환관리법에서는 정부가 5개년 종합계획을 만들도록 하고 있다. 또 종합계획을 만들 때 지난 15년간의 정부지원정책을 재평가하고, 국내 의료 현황을 파악해 희귀질환의 특성(희소성·다양성·유전성)을 고려한 정부의 희귀질환 지원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 하지만 희귀질환관리법이 그동안 발의되었던 5개의 희귀난치성질환관련법들을 통합해 시급히 처리하다보니 가장 중요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는 우를 범하게 됐다. 타 질환군과 차별화 되는 유전성(가족 내 재발 및 대물림)에 대한 ''''유전 상담서비스 제공의 필요성''''과, 국내 희귀질환자의 대부분이 오진되거나 진단되지 않고 있는 문제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전문인력의 확충과 진단관리 시스템의 인프라 구축''''의 내용이 포함되지 않은 것. 따라서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오는 7월 입법예고 예정인 ''''시행령 및 시행규칙''''과 ''''5개년 종합계획''''에 이같은 내용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먼저 김현주 한국희귀질환재단 이사장은 "희귀질환자들을 정확히 진단을 해야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저수가, 전문인력 부재, 유전자 검사에 대한 의료비 미지원 등의 문제로 진단이 제대로 되지 않고, 오진율도 62% 정도에 이른다"고 말했다. 또 "환자 중 86.1% 이상이 두 개 이상의 병원을 찾아 다녀야 하고, 진단을 위해 10개 이상의 병원을 방문한 환자도 6.8%에 이르는 것은 물론 환자 중 76.1%가 오진으로 인한 고통을 받고 있다"며 "제대로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하고, 제대로 진단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 희귀질환으로 인한 사회적 비극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이사장은 "희귀질환자의 80% 이상이 유전성이기 때문에 유전상담전문가 교육제도를 마련해 전문가를 키워야 하고, 보험수가체계를 개선해 유전상담서비스를 정확하게 받도록 하는 내용이 시행령·시행규칙, 5개년 종합계획에 포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밖에 "정부에서 선정한 140여개의 질환의 경우에만 의료비 지원이나 산정특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희귀질환으로 진단이 되어도 정부의 경제적 지원으로부터 소외된 환자들이 많다"며 정부의 지원대상 선정에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의견에 대해 황경원 사무관(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은 "법이 어렵게 통과됐지만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밝힌 뒤 "올해 7월초 시행령·시행규칙 입법예고를 통해 관련단체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것이고, 내년 상반기중에는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또 "현재로서는 법에서 유병인구가 2만명 이하인 경우 희귀질환으로 정의하고 있으므로 2만명이 넘어가는 경우 희귀질환에 해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명수가 늘어나야 하는 경우는 관련전문가 단체, 그리고 자문위원회 등에서 논의를 통해 개선점을 찾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사무관은 "현재 하위법령과 5개년 종합관리계획은 수립중에 있으므로 구체적으로 정부가 어떻게 하겠다는 답변을 충분히 드리지 못한다"고 말해 유전자상담서비스, 전문가 인력 확충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부 입장을 듣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밖에 이날 심포지엄에서 유철주 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는 "희귀질환자에 대해 치료제를 사용한 후 삭감이 되면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며 "희귀질환 전문기관을 지정해 이러한 문제가 해결된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만 한국근육장애인협회장도 "희귀질환자들에 대한 의료비 지원사업을 할 때 2차적으로 발생하는 질환들에 대한 지원도 있어야 하고, 비급여 진료에 대해서는 반드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우석 헌팅턴병환우회장은 "희귀질환에 헌팅턴병은 포함돼 있지만 의료비 지원이 되지 않고 있다"며 "어떠한 기준에 의해 지원이 되지 않는지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