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난치성질환의 아픔 보듬는 사회적 여건 조성한 21세기 의료난민들의 대모 “희귀질환의 예방과 적절한 관리로 환자와 가족 지킬 대안은 유전상담서비스 활성화” 한국희귀질환재단 김현주 이사장/아주대의대 명예교수, 건양대병원 유전상담클리닉 석좌교수 한국에서 희귀난치성 질환은 높은 미진단과 오진, 효율적인 치료제 부재로 다양한 장애 초래, 막대한 치료비용 및 발병사례 연구 부족 등으로 환자 당사자는 물론, 대를 이어 발병하여 가족에게 큰 비극일 뿐 아니라 사회적 차원의 비극과 손실을 야기할 수 있다. 물심양면의 노력으로 희귀난치성질환 환자와 가족을 위한 재단 설립, 희귀질환 예방과 관리의 법제화에 힘쓴 한국희귀질환재단 김현주 이사장은 모든 악순환을 끊고 희귀질환을 효율적으로 치유 관리 예방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바로 희귀질환을 국가적 차원에서, 공익 의료로 접근하여 유전상담 전문가를 양성하고 유전성 희귀질환환자와 고위험군 가족에게 유전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유전성희귀질환이 불러온 비극, 한국희귀질환재단 설립 후 유전상담서비스 지원사업으로 예방 국내 희귀질환계의 ‘대모’로 불리는 한국희귀질환재단 김현주 이사장은 1967년 연세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27년의 의사 교수생활을 마치고 1994년 귀국해 아주대병원에서 국내 첫 유전학클리닉을 개소하여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들을 유전상담을 통해 전문적으로 보살폈고 효율적인 치료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약이 도입되지 않아 해외에서 공수하던 척박한 국내 희귀난치성질환의 치료여건 조성을 선도해왔다. 한편 정부에서는 2001년 만성신부전증, 근육병, 혈우병, 고셔병을 시작으로 현재 134여종의 895 code를 가진 희귀질환에 대해 희귀난치성 의료비 지원사업과 2009년 산정특례지원으로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학회에 7천 여 종 넘게 보고된 희귀난치성질환의 환자와 가족들에 대한 지원은 매우 미비한 상황이다. 다행히도 제17대 국회 때부터 발기되어 오던 희귀질환관리법이 드디어 2015년 12월, 19대 국회에 들어서야 뒤늦게 제정, 공표되어 이제 정부 차원의 희귀질환관리 종합정책 수립과 시행을 기다리고 있다. 김 이사장은 1998년 <그것이 알고 싶다>에 제보되어 고셔병에 대한 치료약이 개발되었지만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의 안타까운 현실을 전국에 알린 장본인이며 이후 수많은 독지가들의 ARS 후원을 통해 환자 치료기금을 조성하고 정부 차원의 지원을 촉구한 바 있다. 또한 2002년 한 어머니가 소뇌위축실조증이라는 희귀병으로 사망한 처녀딸의 시신을 치료연구목적으로 기탁한 후 2년 뒤에 같은 병으로 사망한 남편의 시신까지도 보내왔지만, 연구비 부족 등으로 그들의 간절한 소망을 들어주지 못한 안타까움과, 유전성 희귀병으로 장애를 가진 한 청년이 부모에게 짐이 된다며 아버지에게 안락사를 요구해 숨졌다는 뉴스를 접하며, 3대에 걸쳐 소뇌위축실조증으로 남편, 세 자녀 그리고 네 손주를 잃는 한 가족의 절규와 붕괴를 위트니스 하게 되면서 의료인으로서 뼈아픈 성찰을 하게 되었고 “희귀질환의 비극을 막아야 한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국내 희귀질환 환자들을 정확히 진단할 전문의가 턱없이 부족하여(암전문의는 천여 명이 넘지만, 희귀질환 전문의, 임상유전학 전문의는 수십 명에 불과) 미진단과 높은 오진율의 위험 및 올바른 사후관리의 부재 즉, 유전상담을 통해 불치의 병이 가족 내 재발, 되물림 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정보가 제공되지 않아서, 환자의 가정까지 붕괴되는 비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김 이사장은 이러한 문제가 사회·국가적 차원의 문제라는 것에 동참하는 이들과 함께 2001년 “사랑의 릴레이,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에게 희망을..” 기치로 비영리 민간단체인 한국희귀질환연맹을 설립하였다. 10여년 간의 「희귀질환 치료를 취한 사회적 여건 조성」 심포지엄을 통하여 국내 희귀질환의 문제 파악과 희귀질환을 위한 의료복지의 사회적 여건조성의 대안을 고민해왔다. 이후 제 10회 연맹총회에서 희귀질환환자와 가족들의 간절한 염원과 충족되지 못한 욕구(unmet needs)에 부응하여, 십 여년간 「희귀질환 치료를 취한 사회적 여건 조성」을 위한 노력을 해오면서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서,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들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좀 더 근본적이고 종합적으로 접근하여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재단 설립을 추진하게 되었다. 2011년 6월 정부의 인가를 받아 공익법인으로 정식 출범한 한국희귀질환재단에서는 열악한 치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희귀질환의 특성인 희소성과 다양성 및 유전성을 고려한 종합관리계획수립의 필요성 등 더욱 구체적인 대책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게 되었다. 특히 김 이사장은 국회에서 희귀질환관리법이 통과됨에 따라 희귀질환환자와 가족들의 초미의 관심사인 정부차원의 5개년 종합계획수립에 전문가들과 환우협회 관계자들의 의견을 모아 정부 관계부서에 국내 열악한 희귀질환치료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임상 유전학 전문의와 전문유전상담사의 양성 및 수급정책의 필요성, 정부의 희귀질환의료비지원사업 및 산정특례대상질환에 대한 명확한 선정기준과 지원운영방법을 제시해 나가고 있다. 유전상담서비스 제공과 환자의 자유의사 존중하는 맞춤의료 대세 따라야 한국희귀질환재단에서는 “유전상담 지원사업”을 중요한 첫 목적사업으로 정하고 2011년 9월부터 3단계로 진행해오고 있다. 첫 목표는 유전상담이 무엇이며 어떻게 희귀질환극복에 도움이 되는지를 알리는 것으로, 희귀질환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교육 강좌와 유관의료기관 관계자를 위한 지식교류형 세미나 개최를 전국 8개의 대학병원에서 1663명을 대상으로 실시하여 희귀질환과 유전상담에 대한 인식을 고취하고, 유전상담서비스의 필요성을 알렸다. 유전상담인식조사에서 1000여명의 설문조사 응답자의 약 78%가 본 교육 강좌 이전에 유전상담에 대해 접해본 적이 없었다고, 83%가 교육 강좌 및 세미나가 유전상담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답하였고, 약 98%는 유전상담서비스가 희귀난치성질환 환자와 가족들이 질병을 극복하는데 필요할 것이라고 확인되어, 제 2단계의 “유전상담서비스 지원 사업”을 2012년 5월부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후원으로 인천 가천대길병원에서 시작하여 현재 월드비전의 후원으로 서울시립동부병원과 대전건양대병원 유전상담클리닉에서 제공하고 있다. 유전상담서비스는 오진되었거나 진단되지 않은 의료난민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들의 문제”를 타계할 마스터키라고 한다. 현재 국내 외래진료는 5분 이내의 문진형 진료에 해당하는 저수가의 의료보험만이 적용되고 있는데, 정작 가족력과 병력을 꼼꼼하게 점검해야 하는, 30분이 넘게 걸리는 희귀난치성질환의 유전상담서비스를 고려한 비용이 의료보험으로 책정되지 않아, 국내 의료현장에서는 유전상담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김 이사장은 이를 보완하고자 제 3단계로 유전상담을 제공하는 전문인력 양성을 지원하게 되었다. 지난 2013년부터 대학원 석사 과정의 전문유전상담사 교육 양성 프로그램을 지원해 오고 있는데 전문교육을 받은 비의사 전문유전상담사는 2015년 대한의학유전학회로부터 정식으로 자격인증을 취득할 수 있게 되어 임상유전학 전문의와 함께 유전의료팀의 구성원으로서 효율적인 유전상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어 국내 의료상황에 적합한 맞춤의료 관리까지 이어질 수 있게 된다. 김 이사장은 인공지능이 이미 의료계에 진출한 21세기에는 ‘4P’ 맞춤의료의 패러다임으로 변화되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즉, 환자(patient)의 입장에서 질병을 예측(predict)하고 예방(prevent)하며, 환자와 가족이 참여(participate)하여 개개인에게 알맞은 치료, 관리방법을 직접 선택하는 방식으로 바뀌는 맞춤의료 시대에는 “유전상담서비스”야말로 가장 필요한 의료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김 이사장에 따르면, 유전상담서비스는 낯선 개념이 아니라고 한다. 1970년도 다운증후군 산전 진단을 위한 양수검사를 시작한 미국에서는 “유전상담”을 산전 진단 전 필수 의료서비스로 제공하기 시작하여, 이제는 대부분의 OECD 가입국에서 유전상담서비스가 의료서비스로 보편화되었지만, 한국 정부는 아직도 「유전상담」을 의료서비스로 인정하지 않는 상황이다. 또한 희귀질환과 난치성 질환의 발병상황을 추적해 보면 80% 이상이 유전성질환인 경우가 많아,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환자 개인과 사회적 부담을 줄이고 희귀질환 비극을 예방하는 것이 시급하다. 그러나 아직 국내의 의과대학은 유전상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 인력 교육을 위한 유전상담 전문과정이 없어서, 김 이사장은 대안으로써 재단을 통해 2013년부터 아주대 의과대학 의학유전학과의 석사학위 과정의 전문유전상담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고 2014년부터 건양대 보건복지대학원 유전상담학과를 개설하여 유전상담사 교육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또 앞으로 정부 법령에서 유전상담서비스를 희귀질환 관리와 예방에 필요한 정식 의료서비스로 인정한다면, 효율적인 치료제가 없는 대부분의 희귀질환의 적절한 관리와 난치성으로 장애를 초래하여 재발 및 대불림되어 가정이 붕괴되는 “희귀질환 비극”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한국희귀질환재단에서 2012년 5월부터 지원하는 유전상담서비스는 새해 2017년 1월 현재 총 2,000 진료건수를 돌파했다고 한다. 그동안 사회복지공동모금회(2012.5-2013.12)와 월드비전(2016.2-2016.12)의 후원으로 재단의 저소득층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유전상담서비스 지원을 제공받았던 환자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유전상담서비스 만족도 평가조사(2013.12과 2016.12)에서 총 160명 중 93.8%(150명)가 유전상담서비스에 만족하였다고 응답하였다. 91.9%(147명)는 유전상담서비스가 환자의 질환상태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며, 89.4%(143명)가 질환의 의학적, 유전학적 정보에 대한 정확하고 충분한 이해를 하는데 도움이 되었고 86.3%(138명)가 질환대처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통해 실제로 유전상담서비스를 받은 환자와 가족에게서 유전상담은 희귀질환 관리와 예방에 필요한 의료서비스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유전상담서비스 지원 사업 이용 시 96.9%(155명)에서 유전상담서비스의 지속적인 지원(비용지원 포함)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여 2017년에도 유전상담서비스 지원사업의 필요성이 재확인되었다고 한다.
새해 2017년 2월 28일 세계희귀질환의 날을 앞둔 김 이사장은 희귀난치성질환의 폐해를 막고자 재단의 “사랑의 릴레이,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에게 희망을...” 그동안 성원해주신 수많은 후원자들과 앞으로도 동참해주실 뜻있는 개인, 기업, 지자체의 힘을 모아 올해도 유전상담서비스 지원 사업이 지속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나아가 전문유전상담사를 교육,양성하고 배출하여 국내에서도 「유전상담」서비스가 의료서비스로 정착되어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밑거름이 되고자 하는 뜻을 전했다. |